말라위 선교사역의 이론적 기초와 특이성
말라위 선교사역의 이론적 기초와 특이성
1. 2007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세계교도선교협의회(Prison Fellowship International)와 넬슨 만델라 재단(Nelson Mandela Foundation)이 공동주최한 ‘화평함과 생산성을 향한 센터’(Toward a Center for Peace and Productivity) 모임에서 김용진 박사가 제출한 기독교교정프로그램을 실험적으로 추진하기로 결의되었고 동년 11월에 말라위 정부에 Crops of Love Ministries로 비정부기관으로 등록하였으며 2008년 3월에 말라위 교정국과 양해각서를 체결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2. 말라위 사역은 아프리카의 ‘교도소’를 중심으로 펼치는 사역입니다. 말라위의 남부에 위치하고 있는 마칸디 교도소에 2007년부터 출소전 준비 교정프로그램(Pre-Release Center)을 설립하여 일반 교도소에서 복역을 마치고 1-2년 잔여형기가 남은 350여명의 재소자들이 이감되어 와서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출소 후 삶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준비를 갖추어 가족 및 지역과 국가사회를 섬기는 사람으로 만들어 궁극적으로 말라위국에 기여하게 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기독교 교정 프로그램입니다. 2017년부터는 말라위 중부에 위치한 500명 규모의 카숭구 교도소에 마칸디와 거의 동일한 교정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한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3. 매일 새벽 4시 30분에 재소자 전원이 새벽기도회에 참석하여 하루를 찬양과 말씀과 기도로 시작합니다. 주일 오전예배와 자치적으로 모이는 주일저녁예배와 수요저녁예배 및 주중에 실시하는 성경공부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들음으로 믿음이 자라게 합니다. 재소자 전체를 대상으로 분기별로 성경암송대회를 실시하여 복음의 핵심이 되는 성경구절을 암송하도록 합니다.
4. 시범국가로 말라위를 선정하였고 시범기간이 종료되면 동일한 팩키지로 비슷한 환경에 처해 있는 다른 아프리카 나라들로 확산시킬 계획입니다.
5. 사역의 이론적 기초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기초 성경구절
에베소서 4장 28절, “도적질하는 자는 다시 도적질하지 말고 돌이켜 빈궁한 자에게 구제할 것이 있기 위하여 제 손으로 수고하여 선한 일을 하라”
야고보서 1장 27절,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정결하고 더러움이 없는 경건은 곧 고아와 과부를 그 환란 중에 돌아보고 또 자기를 지켜 세속에 물들지 아니하는 이것이니라”
(2) 대부분의 교정교화 노력은 범죄자로 하여금 다시 범죄하지 않게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입니다. 따라서 교정의 성공여부를 재범율로 측정합니다.
(3) 그러나 성경은 도적질하는 자에게 ‘도적질하지 말고’에서 즉 재범 중지에서 그치지 말고 한걸음 더 나아가 다른 사람의 유익을 위해 선한 일을 하라고 지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재범율만 낮추는 것은 성경이 제시하는 기준이나 목표에 이르지 못합니다.
(4) 성경이 제시하는 목표는 다릅니다. 악인이 의인으로 변화되는 것이 도적질하는 자, 즉 범죄자의 변화에 대한 기준입니다.
(5) 성경에서 말하는 악인과 의인의 정의는 일반 세상의 이해하는 것과 다릅니다. 성경이 말하는 악인은 ‘히틀러’와 같은 ‘악독한 사람’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무릇 자기 중심적인 가치관으로 사는 모든 사람을 지칭합니다. 자기의 유익을 위해 남에게 고통이나 손실을 끼치지는데까지 이르지는 않더라도 자기의 유익만을 추구하거나 다른 사람의 고통에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는 자까지 포함한 모든 이들을 성경은 악인이라고 부릅니다. “저주를 받은 자들아! 나를 떠나 마귀와 그 사자들을 위하여 예비된 영영한 불에 들어가라.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지 아니하였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지 아니하였고…. 이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하지 아니한 것이 곧 내게 하지 아니한 것이니라 하시리니 저희(악인)는 영벌에 의인들은 영생에 들어가리라 하시니라” (마 25:41-46) 따라서 이 세상의 거의 모든 사람이 악인의 가치관을 가지고 산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성경이 말하는 의인은 다른 사람이나 공동체의 유익을 위하여 자기 개인의 유익을 절제하거나 희생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켜 의로우신 자, The Righteous라고 부르며 의인의 모형 또는 의인의 극치되심을 선언합니다. (1요한 2: 1)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어 종의 형체를 가져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셨으먀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빌 2: 6-8)
(6) 따라서 악인의 세계관을 가지고 살다가 범법행위를 저질러 교도소에 온 사람들로 하여금 예수 그리스도를 자기의 주와 하나님으로 받아들여 그분의 명령을 따라 의인의 가치관을 가지고 살도록 권면하고 수형기간 동안에 ‘빈궁한 자에게 구제할 것이 있기 위하여 자기 손으로 수고하여 선한 일을 하라’는 말씀을 실천하도록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7) 두 번째 기초 성경구절인 야고보서 1장 27절에 명시되어 있는 바 ‘자기를 지켜 세속에 물들지 아니하고’의 의미는 온통 자기 중심적인 세속의 가치관을 따르는 ‘악인’이 되지 말고 다른 사람의 유익을 구하는 삶을 실천함으로써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의인’이 되라는 말씀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8) 어린이 급식사역이나 지게보급사역과 같은 말라위 선교사역의 외형적 형태는 여느 국제구호기관과 비슷합니다. 그러나 기본 오리엔테이션은 그것들과 정반대의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어린이 급식 프로그램과 지게보급 프로그램은 어디까지나 의인이 ‘고아와 과부를 그 환란 중에 돌아보고’란 목표를 이룸에 따라 발생하는 ‘부산물’입니다.
(9) 성경은 고아와 과부를 가장 인권이 무시되고 따라서 힘겹게 사는 사람으로 지칭합니다. 고아를 영어성경에서는 fatherless로 번역한 곳이 많고 과부는 가족의 생계를 일차적으로 책임져야 할 남편 없이 사는 husbandless를 말합니다.
(10) 아프리카의 대부분의 아동들은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지 않습니다. 그로 인해 자연히 아이들의 삶이 고단하기만 합니다. 대부분의 시골 어린이들은 아침 밥을 거른채 먼 학교에 걸어갈 기력이 없어 학교에 빠지곤 합니다. 이들에게 영양이 풍부하고 맛있는 한끼의 음식이 학교에 등교할 수 있게 만들고 이를 통하여 최소한 초등학교 교육을 이수할 수 있게 만듭니다. 또한 급식과 병행하여 실시되는 기독교 인성교육을 받아 이들도 의인의 삶을 살도록 양육됩니다.
(11) 아프리카 시골에 사는 여인들은 중년에 접어들면 거의 모두가 목과 허리 및 등에 심한 통증을 지니고 삽니다. 어려서부터 자기 체중의 절반보다 훨씬 무거운 물통을 머리에 이고 다닌 결과로 생긴 각종 근육통이나 디스크로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들의 고통을 경감해 주기 위해 부설 진료소에서 진통제를 지급해 주거나 심지어 침술치료도 시행하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대책으로써 머리에 물동이를 이는 대신 물지게를 보급하여 물운반을 보다 쉽고도 고통 없이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물지게를 교도소에서 제작하여 보급하고 있습니다.
(12) 시범국가인 말라위의 남부에 위치한 마칸디 교도소와 중부에 위치한 카숭구 교도소에 영양식 제조공장과 물지게 제작 라인을 설치했습니다. 각각의 공정에 40여명의 재소자들이 배치되어 콩과 옥수수가 주원료인 영양식을 제조하고 있고, 한국식 물지게를 제작하고 보급하고 있습니다.
(13) 2019년도 일년 동안 시골 초등학교와 유아원에 다니는 50,000여명의 어린이들이 등교때마다 매일 급식을 즐겼습니다. 등교일수가 200일이기에 도합 10,000,000 그릇의 영양식이 재소자들의 노력으로 제공되었습니다. 또한 1,000여개의 물지게가 제작되어 여러 개의 인근 마을에 시범적으로 배포되었습니다.
(14) 2021년도에도 급식 프로그램은 계속 진행될 것이고 물지게 역시 꾸준히 보급될 것입니다.
(15) 학비가 없어 등교를 못하는 고등학생들이 많습니다. 이들 가운데 85명의 학생들이 방과 후에 물지게를 사용하여 자기 마을에 사는 장애인이나 독거노인 등 스스로의 힘으로 물을 떠오기 힘든 가정에 물을 공급하는 노력봉사의 댓가로 장학금을 지원받아 학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16) 마칸디 인근의 30개 마을에 위치하고 있는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성도들의 노동으로 인근 마을에 사는 장애인이나 신경근육통 환자, 독거노인 등 스스로의 힘으로 물을 떠오기 힘든 사람들에게 물지게를 사용하여 물을 공급하고 빨래를 해주며 집안 청소를 해 주는 댓가로 매월 일정액의 사례를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6. 말라위 선교사역의 향후 계획
(1) 시범국 말라위에서의 사역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출소 후에도 의인의 삶을 살도록 하는 교정교화 효과도 크지만 어린이들을 학교에 오게 하고 건강하게 자라게 하며 기독교 인성을 지닌 사람으로 자라게 합니다. 전통적인 물운반 방식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여성들에게 보다 쉽고 많은 물을 운반할 수 있는 지게도 큰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재소자의 노동력으로 이루어지는 프로그램이기에 급식 단가는 여느 급식 프로그램보다 현저히 낮고 (한끼에 2.5 센트, 30원) 지게 제작 역시 교도소의 재소자 인력으로 만들어지기에 물통 두개를 포함해 약 6불 (7,000원) 정도로 제작단가가 저렴합니다.
(2) 동일한 펙키지로 사하라 사막 이남에 위치한 가난한 아프리카 여러 나라의 교정당국과 협력하여 해당 국가의 어린이를 위한 학교 급식과 여인들과 노약자를 위한 물지게 보급을 확산할 예정입니다.
(3) 마칸디 교도소의 급식 프로그램은 국토의 최남단에 위치한 까닭에 영양식 보급에 있어 지리적 한계가 있었지만 말라위의 중부에 위치한 카숭구에 설립된 제 2 영양식 제조공장을 통해 수도 릴롱게와 인근 잘레카에 위치한 유엔난민촌의 영유아에게 2021년부터 영양식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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