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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 선교사 선교편지 2014년 12월 28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는 동역자 여러분께 멀리 말라위에서 사랑의 안부 인사를 드립니다.

어떻게 지나갔는지 돌아볼 겨를도 없이 어언 한해가 다 가버리고 이제 고작 며칠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공장에서 일하던 한 재소자가 자기의 팔뚝을 잃어야 하는 사고도 있었고, 일주일이 멀다하고 한밤중이나 대낮 가릴 것 없이 생기는 응급환자를 인근 병원으로 옮겨야 하는 화급함도 늘 있었지만 그래도 큰 어려움 없이 한해의 사역을 치르게 되어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재소자 새벽찬양예배와 주일예배 및 주일 저녁, 수요예배를한번도 거르지 않았고 치콘디 팔라 영양식 공장도 일년 내내 정상 가동되어 30,000여명의 어린이들이 매일 학교에서 맛있는 급식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급식과 함께 시행되었던 성경교육을 통해서도 어린이들의 영적 성장이 누룩과 같이 퍼지고 자랐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이제 일년 내 기다리던 우기철이 되었습니다. 파종하기에 충분한 비가 내리지 않아 처음에는 초조하게 하늘을 쳐다보며 기다리기도 했습니다만 주의 은혜로 예쁜 새싹이 흙을 뚫고 올라와 잘 자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옥수수가 익어 추수할 때까지 아직은 100일 넘게 기다려야 하는데 벌써 먹을 것이 떨어진 가정들이 어떻게 이 춘궁기를 통과해야 할지 기가 막힐 따름입니다.

마칸디 지역에서 가장 도움이 절실한가정과 장애우들을 골라서 돌보는 사역을 하고 계시는 안희주 권사님의 활동이 눈물겹도록 귀한 시기가 되었습니다. 믿음 좋은 청년 하나를 대동하고 주로 날이 저문 후에 몰래 한 가정 또 한 가정을 방문하여 25킬로그램의 옥수수를 전달하시고는 지친 몸을 끌고 울면서 스텝하우스에 들어오시는 것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매일 새로 목격하게 되는 가난의 비참함이 이토록 처절한 것인지 미처 몰랐다고 하시며 그냥 우실 따름이고 이튿날 늦은 오후에 픽업트럭에 또다시 옥수수 자루를 가득 싣고 다른 마을로 다니시고 계십니다.      

감사한 일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Irvine)에 위치한 베델한인교회를 섬기시던 최문혁 장로님께서 이른바 ‘실버 선교사’로 파송받아 12월 6일자로 말라위에 부임하시게 되었습니다. 그분을 처음 뵈었을 때 우리 둘의 인상이 제가 보기에도 무척 닮아 신기하다고 생각했는데 취향이나 기질도 비슷해서 아무 어려움 없이 마칸디 사역에 임하시게 되었습니다.  “고난 당하기 전에는 내가 그릇 행하였더니 이제는 주의 말씀을 지키나이다. 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말미암아 내가 주의 율례들을 배우게 되었나이다” (시 119: 67, 71) 70년 전 평양에서 태어나게 하시고 오늘까지 인도하신 주께서 이제 말라위로 보내셨다며 도착 소감을 시편말씀으로 하셨고,도착 이튿날 재소자 새벽예배를 마치고 역시 평생에 애송하던 “여호와의 인자와 긍휼이 무궁하시므로 우리가 진멸되지 아니함이니이다. 이것들이 아침마다 새로우니 주의 성실하심이 크시도소이다” (애 3: 32-33) 하나님께 눈물로 감사 찬양하셨습니다. 스텝하우스 아침경건회를 함께 드리던 안의주 권사님과 저도 덩달아... 평소 마칸디 현장에서 제가 하던 일을 이제 최 선교사님께서 많이 감당해 주시게 되어 저는 그동안 미진했던 행정사역과 새로운 프로젝트 개발에 전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성탄절 행사

재소자들과 함께 성탄 축하예배를 지난 21일 주일에 드렸습니다. 11명의 수용자들이 세례를 받았고 1부 예배를 마치고 열두명씩 무리를 지어 앉아 버터빵과 쥬스로 만찬을 함으로써 마칸디 교도소식의 성례식을 가졌습니다.

말라위 서울교회에서도 21일 주일에 성탄축하예배를 가졌는데 특별한 것은 최근에 개척된 말라위 서울교회 지교회 세 곳에서 여러 명의 성도들이 참석하여 연합예배로 드렸습니다. 예배 후 재소자들과 마찬가지로 버터빵과 쥬스로 성탄 축하 특식을 즐기기도 했습니다.

마칸디 인근 지역에 네 개의 어린이 성경학교를운영하고 있는데 지난 25일에는 초등학교 교정에 전체가 모여 학교별로 준비한 성탄 찬양과 관련 성구 암송 및 성탄 드라마 경연대회를 가졌습니다.

2009년에 개척된 말라위 서울교회가 최근 세 개의 지교회를 인근 지역에 세우게 되었습니다. 파울로 칸다니 목사님이 이년 전부터 인근 지역을 순회하면서 옥외전도집회를 자주 가져왔는데 그 결실이 하나씩 맺혀 지는 것입니다. 그 첫 교회가 마장가(Majanga)라는 마을에 이미 세워졌고,두번 째는 망군다(Mangunda), 세번 째는 음벨루와(Mbeluwa)라는 지역에 교회개척 작업이 한창 진행 중입니다

2015년 새로운 사역에 대한 기도 부탁

오는 새해에도 교도소선교, 진료소 운영, 학교 급식 프로그램, 비누공장, 마을 전도, 빈민구제, 지역사회 봉사, 현지 목회자 양성 등의 기존의 사역이 보다 충실하게 심지어 더 많은 수혜인원을 대상으로 순적히 추진될 수 있도록 기도와 물질의 지원으로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마칸디 지저스 진료소를 찾는 환자의 대부분은 중년 및 노인 여성분들이고 이들은 현결같이 목과 허리와 등의 통증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평생토록 매일 매일 두 세차례씩 자기 체중의 절반 이상이나 되는 무거운 물통을 머리에 이고 공동 우물 로부터 먼길을 힘겹게 걷다보니 각종 근육통이나 디스크에 걸려 극심한 고통 속에 살고 있습니다. 다소 과장이지만 말라위에서 여자로 태어나면 걸음마를 떼자마자 머리에 물그릇을 지고 나르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진료소를 찾는 이들에게 고작 진통제 몇알을 나눠 줄 따름이었는데 2013년부터 한의사이신 이윤희 선교사님께서 이들에게 침을 놓아주니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침을 맞기 위해 새벽부터 장사진을 치고 있는지 모릅니다.

이들의 고통을 경감해 주도록 치료사역을 계속해야 하겠지만 이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도 합리적인 대응책일 것입니다. 그중의 하나로 새해들어 실험적으로한국식 물지게를 도입하여 보급하고자 합니다. 말라위의 문화는 남자가 머리에 물통을 지고 다니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깁니다. 그러나 멜빵을 어깨에 메고 물통을 나르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자도 지게로 더 쉽게 물을 나를 수 있고 심지어 남자도 물을 길어 올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입니다.

실제로 마칸디 일대의 여섯 마을을 총괄하는 ‘고’추장 톰보시(Thombosi)씨는 마을 사람들 앞에서 지게 시범까지 보이면서 이 새로운 방식의 도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을 다할 것을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여성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정부 차원에서의물지게보급 및 홍보에 말라위 정부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기로 다짐을 받기도 했습니다.

2009년도에 한국에서 보내 온 건축헌금으로 마칸디 초등학교를 신축하여 말라위 정부에 기증식을 한 바 있습니다. 그 이후로 학교에서 열리는 마을의 공식 모임 때마다 마이크를 잡은 지역 지도자들은 닥터 킴이 언젠가 이곳에 고등학교를 세워 줄 것을 믿는다고 아예 ‘선언’을 하곤 했습니다.

지난 23일에는 마칸디 초등학교에 특별한 행사가 있었습니다. 마칸디 초등학교 출신 가운데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진학했거나 심지어 좋은 직장에 취업을 한 여자졸업생들이 모교를 찾아 주로 여학생들에게 자기들의 성공사례를 소개하며 중도에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공부하여 졸업할 것을 당부하는 행사를 가졌습니다. 위에서 물지게를 진 톰보시 추장은 송아지까지 한마리 기증해서 이 뜻 깊은 행사에 참석한 재학생과 졸업생 및 내빈들에게 맛있는 점심을 대접하기도 했습니다. 이 행사 내내 이 지역에 고등학교가 세워져야 할 필요성이 거듭 강조되었습니다. 지난 2-3년 동안에 인근 지역에 교원대학교가 하나 생겼고 거기에서 약 1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는 중국 정부가 지은 4년제 기술 종합대학교가 최근 개교했습니다. 이런 대학교들과 초등학교 사이에 고등학교가 없다는 것은 초등학교를 끝까지 마칠 동기를 부여하는 면에서도 문제라고 생각해 온 터였습니다. 제가 인사말을 해야 할 순서가 되었을 때 두세 사람이 합심하여 기도하면 이루어주시겠다는 주의 약속을 상기시키며 오늘부터 기도를 시작하겠다고 다짐하며 제 기도에 동참을 호소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 기도 편지를 쓰면서도 이곳에 좋은 기숙사형 미션 고등학교가 생기도록 기도에 힘써 주실 분을 그립니다. 현재 급식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 18개의 초등학교에서 선발한 좋은 재목들을 4년 동안 잘키워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교도소에서 벽돌과 모래와 기본 인력을 제공하고 마을 주민들이 노력봉사가 최대로 이루어진 후에 현금으로 구입해야 하는 목재와 지붕재 및 시멘트 등을 제공하면 또 하나의 큰 기여를 말라위 사회에 하게 되는 것입니다. 교실동, 사무동, 남녀 기숙사, 창고 등을 짓는 공사비와 교육기자재 등 시설비에 약 1억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짐작합니다.우물과 운동장을 마칸디 초등학교와 함께 쓸 수 있고 전력을 끌어 오기에 가장 적합한 부지에 가서 포즈를 한번 취했습니다. 뒤늦은 크리스마스와 대망의 새해 인사를 말라위에서 드립니다. 새해에도 주께서 친히 이루시는 모든 사역이 되고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을 보며 찬양하며 뒤따라가고 싶은 마음 여전합니다.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2014년 12월 28일 말라위에서 김용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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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 선교사 선교편지 2014.10.26

남편들아 아내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그 교회를 위하여 자신을 주심 같이 하라. 이는 곧 물로 씻어 말씀으로 깨끗하게 하사 거룩하게 하시고 자기 앞에 영광스러운 교회로 세우사 티나 주름 잡힌 것이나

이런 것들이 없이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려 하심이라. (엡 5:25-27)

주안에서 함께 말라위를 섬기고 계신 형제 자매님께

멀리 말라위에서 그리스도 예수님의 이름으로 사랑의 문안인사를 드립니다. 여러분들의 간절한 기도와 정성어린 후원에 힘입에 2014년 한해 역시 순적하게 사역이 진행되었고 어언 한해를 마감해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다시금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말라위 시골에 사는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아버지 없는 가정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가정이 이른바 결손가정이지만 집집마다 그러하니 이를 아예 문제로 여기지도 않을 정도입니다. 최근 문득 말라위의 남녀가 만나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는 동기나 목적이 과연 무엇인가를 알아보려고 이리 저리 묻기도 하고 경험과 생각을 정리하여 나름대로 결론을 내려 보았습니다. 말라위 (어쩌면 아프리카 대부분의) 남자가 결혼을 하는 주된 이유는 여자가 ‘밥상’을 차려 오고 자녀를 키우고 또한 성적인 욕구를 채워주는 것이고, 반대로 여자가 결혼하는 것은 남편이 농사를 짓거나 장사를 해서 자기와 자식의 안전과 생존을 보장해 주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핍절한 삶이라 자기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함께 사는 것이지 순수한 사랑이나 부모로서의 책임과 같은 것을 어쩌면 사치와 같이 여기기도 하겠다 싶었습니다.  

바로 그 무렵에 말라위 서울교회에서 설교하게 되어 에베소서 5장의 말씀을 가지고 성경이 가르치는 남편과 아내의 관계가 어떠하다는 것을 다루었습니다. 말라위 사람들의 방식이 아니라 남편과 아내의 관계가 그리스도와 교회 사이의 사랑의 관계와 같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면서 특히 남편들에게 자기들은 고작 일시적 내지는 임시 남편이고 아내의 진짜 남편은 예수 그리스도이시기에 이 땅에서 살면서 아내의 영혼이 티나 주름잡힌 것이 없이 거룩하고 흠이 없게 만들어서 진짜 남편을 만날 수 있게 가꾸고 준비시키는 것이 당신들의 의무라고 말하니 부인들 가운데 여러 명이 “아멘!”하며 박수치며 좋아했습니다. 남자들도 영적으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신부이기에 마찬가지로 아내들이 자기 남편의 영혼에 티나 흠이 없이 예수님을 만나러 갈 수 있게 도와야 할 것도 당부했습니다. 올바로 설교를 했는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재미있는 것은 그 다음 다음 주일에 약 삼십여명의 여성도들이 선물을 하나씩 준비해서 예배 후 제 숙소로 가져 온 것입니다. 지금까지 닥터 김에게 늘 얻기만 했다고 하면서 퍼덕거리는 산 닭, 비둘기 한 쌍, 양배추, 양파, 고구마, 설탕봉지, 쌀봉지 등등을 가져왔습니다. 그날 제 코끝이 얼마나 찡했는지 여러분들의 상상에 맡깁니다.

물론 그렇게 흐뭇하고 좋은 일만 생기는 것은 아니겠지요. 영양식 공장에서 일하던 재소자 한명이 갑자기 무엇인가에 홀렸는지 작동하고 있는 곡물혼합기에 손을 뻗어 한웅큼 꺼내 먹으려다가 그만 혼합기 날에 손이 끼었습니다. 순식간에 생긴 일이고 기계 전원을 중지시켰을 때는 이미 손과 팔의 조직이 완전히 망가진 기계의 이곳 저곳을 절단하여 손을 꺼내는데에만 꼬박 두 시간이 걸렸고 병원에 갔을 때는 이미 피를 많이 흘린 상태인데다가 절단 수술 이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전문의의 의견을 따라 지난 4월 한국을 방문했던 은코마 교정국장에게 연락을 하여 결국 국장의 직권으로 팔을 절단하게 되었습니다. 절단 부위가 이제는 거의 아물어져서 조만간에 다시 마칸디 교도소로 복귀하여 남은 일년 반의 형기를 지내야 할 것입니다. 이 사고를 계기로 더 이상 안전사고가 나지 않도록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만 이런 끔찍한 사고가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여러분들의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말라위에서 초등학교 무상급식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단체가 저희 말고 두 세개가 더 있습니다. 하나는 스코틀랜드 정부의 기금을 얻어 어떤 천주교 재단에서 운영하는 것이 있고 다른 하나는 세계식량기구(WFP)에서 진행하는 것입니다. 물론 규모로 보면 저희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어린이들에게 급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만 저희와 같이 공장을 가동하여 급식 재료를 직접 제조하는 방식이 아니고 특정 식품제조회사에서 납품 받아 학교에 보급하다보니 번번히 정해진 날짜에 배달을 못하는 경우가 생기고 심지어는 몇 달씩 급식이 중단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을 봅니다.  그러나 저희의 경우 겨우 방아간 수준의 작은 공장이지만 담당 교도관들과 20여명의 재소자 기술자, 그리고 현지인 스텝들의 헌신어린 수고로 2011년 개시한 이래 아직까지 단 하루도 급식을 거르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정말 자랑하고 싶은 일입니다. 때로는 이런 저런 이유로 힘이 빠지기도 하지만 책임감을 가지고 성실히 자기 일을 해 내는 현지인들의 수고를 볼 때마다 새 힘을 얻게 됩니다. 앞으로도 빈컵으로 집에 돌아가는 어린이가 생기지 않도록 간절한 기도와 풍성한 물질로 도와 주시기를 다시금 부탁드립니다. 

지난 10월 3일에 나마오나 초등학교, 10월 4일 리첸자 초등학교에 새로이 급식 프로그램이 개시되어 이제 도합 18개의 초등학교와 100여 곳의 유아원에 등교하는 30,000여명의 어린이들이 매일 같이 맛있게 영양식을 즐기고 있습니다. 나마오나는 1,500여명이었는데 이삼 주가 지난 현재 1,800여명으로 늘었고 리첸자는 1,800여명이었던 것이 이제는 2,100명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새로 시작한 학교 근처를 운전하고 다니다가 이제는, 예전과 달리, 컵을 손에 들고 등하교를 하는 어린이들의 무리를 보면 얼마나 가슴이 벅찬지 모릅니다.

저의 귀한 동역자 안희주 권사님의 제안으로 금번에 마칸디 재소자들 가운데 문맹자들에게 동료 재소자가 글을 가르치는 교육을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300명 조금 못되는 재소자 가운데 71명이나 글을 읽지 못한다는 것을 조사를 통해 알게 되어 7명의 재소자 교사가 선정되었습니다. 물론 교재는 성경책이고 글을 읽을 수 있게 된 사람은 신구약 성경책을 선물로 받아 출소하게 됩니다.

또 다른 동역자이신 이윤희 선교사님께서 추진하셔서 출소를 얼마 앞둔 재소자 세 명이 내년 1월에 저희 사역장에서 가까운 대도시 블랜타이어에 있는 Wings of Eagle International Bible College라는 신학교에 입학을 합니다. 이 세 명은 모두 마칸디 교도소 재소자 교회의 예배 인도자들로 지난 일이년 충성스럽게 섬겼던 사람들이고 이미 가족들로부터 흔쾌한 동의를 받아 목회자의 삶을 시작할 분들입니다.  왼쪽부터 마꾸페, 찬사, 반다입니다. 제자 삼으라는 주님의 명령의 구체적 열매라고 여겨집니다.                

최근 소식 가운데 개인적으로 가장 고무적인 것은 저의 맏누이되시는 김원혜 권사님 내외분이 미국으로부터 사역현장을 방문하신 일입니다. 함께 동역하시는 두 분의 권사 선교사님들의 격려와 인정을 받는 것이 제게는 작은 일이 아닙니다. 매일 새벽 5시 재소자 새벽예배부터 잠자리에 들기 위해 각방으로 헤어지기까지 식사는 물론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되면서 개인적인 것이 많이 노출될 수 밖에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정과 존경을 얻는다면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의 어린 시절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그래서 뭘 어떻게 감출 수 없는, 누나의 경우는 또 다르지 않겠습니까.  너무나도 감사하게 두분의 닷새 간의 방문은 제게도 깊은 사귐의 시간과 격려로 인해 큰 힘이 되었지만 당사자 두 분 역시 많은 것을 느끼게 만든 감동의 시간이었다고 합니다. 두 분이 다녀 가신 다음에 저는 그래서 이전보다 더욱 자신을 가지고 누구에게든 한번 ‘와서 보라’ (요 1: 39, 46)는 초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프리카가 너무 멀어 와보시라고 말씀드리는 것이 죄송하기 짝이 없지만 다소 무리를 하셔서라도 한번 오셔서 이들의 손도 잡아 보고 냄새도 맡아보고 잠자는 바닥에 누워도 보고 이들이 먹는 음식이 어떤 것인지 맛도 보고 삶의 스토리를 들어보고 이들과 함께 예배도 드려 보실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주님의 평강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2014년 10월 26일 말라위에서 김용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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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 선교사 선교편지 2014.05.26 14:42

주안에서 동역자로 부름을 입은 형제 자매님들께 멀리 말라위에서 문안을 드립니다. 말라위와 아프리카 대륙을 품고 간절히 기도하심에 힘입어 모든 사역이 주의 은혜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말라위는 지난 우기철 내내 비가 고르게 내려서 여느 해보다 큰 풍작을 거두었습니다. 이제 무려 27,000명에 육박하는 어린이들을 일년 내내 먹이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곡물을 이 추수의 계절에 구입해야 하는데 풍작으로 인해 곡물 값이 안정세를 보여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컵을 들고 학교에 온 아이들이 그냥 빈 컵으로 집에 돌아가게 하는 일이 단 하루라도 발생하지 않도록 말라위 현지 모든 스텝들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몇몇 기관이 우리와 비슷한 급식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는데 가끔씩 들리는 말에 몇 주씩 심지어 몇 달씩 급식이 중단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는데 저희 치콘디 팔라(사랑의 죽) 프로그램은 주님의 은혜로 지난 한 해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급식을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이 한창 추수철이고 곡물을 태산 같이 사재고 있다 보니 선교편지가 그만 급식 얘기로 시작되었습니다.

기왕 시작하였으니 하나만 더 보태려고 합니다. 작년 중반에 저희 마칸디 사역현장에 오셔서 장애우들을 일일히 찾아 복음으로 위로를 끼치고 극빈 가정에 염소 암수 한쌍씩 분양하여 자립의 터전을 마련하도록 도우는 등 열심히 지역사회의 가장 어려운 자들을 돌보고 계신 안희주 권사님 (GMP 파송)께서 마팡가(Mapanga) 초등학교에 열네 번째 급식센터를 열도록 헌신하셨습니다. 한 지붕 밑에서 함께 살다 보니 서로의 사정을 어지간히 아는 터라 그 옛날 ‘과부의 두 렙돈’과 같은 헌금으로 지은 급식소 오프닝 행사를 할 때 저희 모두는 다른 때와 사뭇 다른 감동을 받았습니다. 예루살렘 성전의 무리들에 섞여 있었던 그 과부, 누구도 눈길을 주지 않았을 그녀를 계속 보고 계셨던 예수님께서도 안 권사님의 마음과 행동하는 믿음을 보고 계셨으리라 믿습니다.  

치콘디 팔라 급식과 함께 ‘생명의 양식’을 매일 공급하기 위해 수고하시는 열네 학교의 성경교사를 위한 두 차례의 세미나가 3월과 4월에 연이어 열렸습니다. 미국 동부에서 일시 방문하신 이수연 자매 (심리학 박사)는 어린이용 성경공부 교재와 시청각 자료를 많이 가져 오셔서 사용법을 자세히 설명해 주고 열악한 가운데서 주의 나라를 확장해 나가려는 이들에게 격려와 도전을 주셨습니다.

최소한 저로서는 매일 아침 재소자 전원이 드리는 재소자 새벽기도회가 사역의 꽃이고 보람입니다. 일상 행사가 되어 열기가 식어지면 어쩌나 하는 것은 그저 쓸데 없는 기우였습니다. 열띤 찬양과 간절한 기도로 새벽을 깨우는 이 거룩한 모임이 말라위 사역을 지탱하게 만드는 버팀목이 됨을 압니다. 지난 4월 20일 금년도 부활절에는 무려 120여명의 재소자가 세례를 받았고 이어서 ‘마칸디식 성찬식’을 거행했습니다. 열두 명씩 한 그룹이 이루고 둘러 앉아 버터가 잔뜩 발린 식빵과 쥬스를 함께 나누는 풍성한 성찬이었습니다. 아울러 이사야 52장 후반부와 53장 전장을 영어나 말라위어로 외우는 암송대회 결선도 함께 거행했습니다.

이제 선교보고서를 마무리하면서 시작은 미약한 그러나 의미는 몹시 큰 사역 하나를 시작하게 된 동기와 이를 위한 기도를 부탁드리려고 합니다. 선교와 구제를 돕기 위해 아프리카 대륙으로 보내지는 후원금이나 헌금의 규모가 한국이나 유럽 및 미국 등의 기독교계를 다 합치면 얼마나 엄청나겠습니까? 그러나 이 귀한 돈이 정작 복음전도를 방해하고 심지어 기독교를 말살하려는 세력의 주머니에 죄다 들어간다면 이것은 잠을 설칠 정도로 억울하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말라위 뿐 아니라 거의 모든 아프리카 나라에서 이런 일이 오늘도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말라위 상권의 거의 80% 아니 어쩌면 90% 이상을 인도 사람들이나 아랍계 외국인들이 쥐고 있습니다. 말라위 원주민들은 이들의 점포 앞에 사과 몇 줄, 바나나 몇 송이 상자 위에 놓고 팔고 있는 것이 고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 경우만 봐도 가령 학교의 급식 센터를 짓기 위해 시멘트, 지붕재, 목재, 철근 등등, 열성을 다해 코란의 가르침을 따르는 건축자재상으로부터 구입하고 있습니다. 지난 한 해만 해도 일곱 군데의 학교에 급식센터를 지었으니 상당히 많은 돈이 이미 급진적 이슬람교도에게 건너 간 것입니다. 아프리카 전 대륙을 이슬람화 하기 위해 체계적인 전략을 수행 중인 무슬림들에게 교인이 맡긴 헌금을 죄다 갖다 바치는 꼴인 이 상황을 어떻게든 바꾸어야 하겠다는 몸부림의 일환으로 작은 ‘음모’를 약 보름 전에 시작했습니다.

말라위의 20여개 도시 이곳 저곳에 있는 예수 믿는 말라위 사람들이 운영하는 사업장들을 물어 물어 찾아서 일종의 기독실업인 업소록을 만들어 말라위의 교회와 선교기관, NGO, 국제기구 현지 사무국 등에 배부하는 일입니다. 가령 저와 같이 시멘트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이 업소록을 보고 믿는 사람이 운영하는 시멘트 판매업소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인도하는 일입니다. 약 보름 간의 조사를 통해 예상 외로 상당수의 말라위 실업인이 도처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들의 사업이 성장했을 때 얻게 되는 수입으로 섬기는 교회에 헌금도 함으로써 선교와 구제 사역을 이들 교회들이 스스로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마침 이 뜻에 동조하여 서울교회(박노철 목사님 시무) 선교부를 맡고 계시는 두 분이 개인적으로 헌금해 주신 것으로 이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마치 이교도에게 빼앗긴 예루살렘을 되찾으려는 십자군 전쟁과도 같고 여리고 성에 침투한 두 명의 정탐꾼을 연상시키는 일종의 스파이 작전을 현재 벌이고 있습니다. 드러나게 되면 지하드 공격까지도 받을 수 있을 만한 일이기에 민첩한 말라위 기독청년 두 명이 한달 째 각각 맡은 열 개의 도시를 돌며 기독 실업인들의 실태를 파악하여 업소별 명부를 만들고 있습니다. 말라위에서 시작된 이 작업이 이웃 나라들로도 번질 수 있도록 한국의 교계나 기독실업인협회 같은 기관들이 관심을 가지고 동참했으면 합니다.

말라위의 대통령 선거가 꼭 일주일 후인 5월 20일에 치러집니다. 선거로 인해 정국이 어수선하기 짝이 없습니다. 폭력이 난무하는 것이 아프리카 나라들의 선거판의 상례가 되었지만 말라위는 예외가 되었으면 합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백성을 사랑하는 정직한 대통령이 선출될 수 있도록 특별히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지난 번 선교편지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MBC 문화방송에서 네 명의 취재팀이 와서 치콘디 팔라 프로그램을 취재해 갔습니다. 5월 15일 목요일 오후 2시 경에 방영된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텔레비전에 사역이 소개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다른 때와 조금 다른 것은 방송 도중에 ARS로 모금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지금 한창 곡물을 구입해야 하는 시점이지만 후원금 부족으로 현재까지 필요량의 채 절반도 구입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번 방송으로 소개되는 어려운 나라의 가난한 사람들이 이 작은 죽 한 그릇으로 위로와 안식을 누리고 있는 것을 보고 너도 나도 십시일반으로 동참하게 되기를 내심 바라는 바지만 그 결과는 온전히 주께 맡깁니다. 여호와 이레.

 

말라위에서 김용진 선교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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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 선교사님의 선교보고입니다

2014.03.27 23:23

주의 사랑으로 아프리카를 품고 섬기시는 형제 자매님들께 말라위에서 문안 인사드립니다. 그동안 다소 획일적인 방식으로 드렸던 선교보고서에 혹시 ‘지치셨을까’ 싶어 이번에는 이곳에서 동역하고 계시는 이윤희 선교사님이 드리는 선교편지를 먼저 띄웁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김용진 선교사님과 동역하고 있는 이윤희선교사입니다.

한의사들로 구성된 의료선교단에서 십여년간 매년 단기선교를 다니다가, 2013년부터 말라위에 장기 선교사로 헌신하게 되었습니다. 김용진목사님께서 사역하시는 마칸디라는 말라위 남부의 시골 시범 교도소 콤파운드 내에 있는 마칸디 예수 클리닉 2층에서 한방 진료를 하고 있는 한의사입니다.  

매일 새벽 5시에는 마칸디 교도소에서 재소자들과 함께 새벽예배를 드립니다.

그 예배를 마치고 스텝하우스로 와서 스텝들끼리 김목사님과 함께 다시 한국어 예배를 드리게 됩니다. 매일 성경말씀 1장씩 읽고 묵상하면서 주시는 말씀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요. 우리가 뭔가를 주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영적으로 더 은혜를 받고 누리게 됩니다. 

“저 들의 백합화를 보라…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 같지 못하였느니라” <마태복음 6:29>

그렇습니다.  저희가 뭔가 괜찮은 것들을 가지고 있어서 그걸 주려고 이 아프리카까지 온 것이 아니었네요. 한국과 미국의 풍요로운 물질이 솔로몬의 영광과 같아서 우리 스스로 한없이 높아져 있지만, 하나님께서는 말라위의 영혼들은 백합화 같다고 하시면서 하나님의 절대 가치 기준으로 보게 하십니다.  

자기 나이도 잘 모르는 이 말라위 사람들을 무지하다고 생각했는데, 말씀을 나눌때 보면 무소부재하신, 전능하신 창조주 하나님을 바르게 알고 있음을 봅니다.  현지 언어인 치체와어로 된 성경 공부 교재 하나 없어도, 치체와 성경책도 값이 비싸서 하나 소유하기가 어려워서, 돌려 보는 성경책으로도  예수님을 알고 하나님을 알고 있습니다. 살아 계신 하나님, 성령님의 역사요 은혜요 말씀의 권능입니다.

그들이 즐겨 부르는 찬양 중에 이런 가사도 있습니다.  “하나님 같은 분은 없네.

온 세상을 다녀도, 온 세상을 뒤져도 하나님 같은 분을 찾을 수 없네” 뭘 찾는 것 같이 빙글 빙글 돌면서 이 찬양을 부릅니다. 또 지난 주 예배에서는 “사단이 욥에게서 모든 재물과 자녀를 데려 갔고, 그의 아내는 하나님을 대적하고 죽으라 했어도, 주신 이도 여호와시요 취하여 가신 이도 여호와시니 여호와를 찬양하겠네. 부인할 수 없네 부인할 수 없네“  이렇게 찬양을 합니다.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으니 사람이 이를 발견한 후 숨겨 두고 기뻐하며 돌아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사느니라.”  <마태복음 13:44>말라위로 떠나 오기 전에 주신 말씀입니다. 제가 소작농으로 남의 밭을 빌려서 갈다가 큰보물 상자를 발견합니다. 얼른 숨겨 두고 집에 와서, 제가 무엇을 하겠습니까? 오직 모든 관심과 생각은 그 보물을 온전히 소유하기 위해 모든 걸 팔아 값을 치루고 그 밭을 사야만 하는 것입니다. 천국이, 예수님이, 복음이 이 보화와 같아서 제가 가진 모든 것, 제 자신까지 다 내 놓아도 그 가치를 비교할 수조차 없는 것입니다. 이 보화, 예수님을, 천국을 아낌없이 안겨 주신 하나님의 섭리를 어떻게 헤아려 알겠습니까.  예수님 이름만 불러도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그 내 주님께서 먼저 저를 밭에 감추인 보화처럼 찾으셨다 하십니다. 창조주 하나님의 생명이라는 전부의 댓가를 치루고 저를 소유하셨다 하십니다. 그리고 지금은 아프리카를 향해 밭에 감추인 보화라 하시면서 만세전부터 작정하시고 택하신 보화들을 캐내라 하십니다. 이 자리에 순종하고 와 있는 것이 하늘로부터 온 분복이요 기업이요 상급이라 하십니다. 이미 저희들은 이 상급을 누리고 있습니다.

예수님 그 분이면 충분합니다.

선교지를 지향하여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 모두, 기도와 물질로 향하는 모든 마음들 역시 천국의 보화를 발견한 동일한 기쁨에 동참하는 거라 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

하나님께서 세상의 천한 것들과 멸시 받는 것들과 없는 것들을 택하사

있는 것들을 폐하려 하시나니.... < 고린도전도 1:27-28 >

그래서 100여년 전에는 가장 약하고 어둠에 있던 조선 민족을 택하셔서 하나님의 강하심을 드러내시고, 지금은 들의 백합화 같은 아프리카를 택하셔서

솔로몬의 영광으로 스스로 부요하다 강하다 자랑하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신다 하십니다.

지난주에는 이곳에 있는 신실한 중보 기도 팀원들이 목요일 하루 금식하고는

토요일에 좀 먼 다른 동네로 가서 복음 전도 사역을 했습니다. 그곳에서 주님을 영접한 한 분이 뇌성마비 아들을 안고 월요일에 저희 한방 클리닉으로 왔습니다.

8세 소년이었는데, 혼자 힘으로 전혀 걷지 못하고, 앞에서 누가 손 잡아 이끌면

허리를 45도 이상 구부린 채, 그냥 쓰러질 듯 억지로 딸려 오던 상태였습니다.

혼자는 서 있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고, 태어나는 순간부터 울지도 못하던 소년이었습니다.  침 치료를 시작하면서 이미 성령님께서 그를 만지시고 계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뇌의 기능이 깨어 나면서 울기를 시작했고, 치료 후 손 잡아 계속 걷는 연습을 시키는데, 다리에 힘이 생기면서 한 손만 살짝 잡아 중심을 잡아 주니까 혼자 걷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며 스스로 발을 떼기 시작했습니다.

침 치료할 때, 제가 환자를 고치려 하면 발목 삔 것 하나도 고칠 수 없습니다..

저는 오직 빈통로라는 마음 가짐만 가질 때, 생명의 근원처에서 생명의 권능이 힘차게 흘러 나와 의사라는 통로를 통과해서 환자에게 가면서 치료가 되는 것을 느낍니다.

예수님 그 이름, 십자가의 보혈이 흘러 구원이 임한 것입니다. 전도자들의 발걸음을 통해서 성령님께서 어김없이 역사하시고 계심을 찬양합니다.

제자들이 나가 두루 전파할새 주께서 함께 역사하사 그 따르는 표적으로 말씀을 확실히 증언하시니라. <마가복음 16:20>

 

아멘!! 입니다. 마칸디에서 이윤희선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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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최근소식 몇 개만 알려드립니다.

2014년도에도 어김없이 캐나다 토론토 본한인교회에서 전광순, 이수정 두 분이 벌써 7년 째인 말라위 의료선교사역을 위해 찾아오셨습니다. 하루에 한 곳씩 열 개의 시골마을과 떠나시기 직전에는 도시빈민밀입지역에서 이틀 내내 수고하시며 거의 3,000여명의 환자를 치료하고 무사히 돌아가셨습니다.

. 머무시는 동안 MBC-TV 취재팀과 동행하시면서 저희 사역의 이모저모를 돌아보시고 아프리카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을 확인하셨습니다. 죠이스 반다 대통령과 인터뷰도 하시고 물리랑콸리 초등학교에서 열린 백일장 대회를 주관하시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내셨습니다. 한 시간짜리 방송이 제작되었는데 3월 안에 방영이 된다고 합니다. (방영일시가 통보되면 바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014년도 첫 학교급식센터가 치쌈바 (Chisamba) 초등학교에 세워져 2월 17일부터 급식이 시작되었습니다. 학교 바로 옆에 살지만 급식 때문에 꽤 멀리 떨어진 학교로 다니던 어린이들이 얼마나 기뻐하는지 모릅니다. 그야말로 ‘죽 한그릇’ 앞에 놓고 기도하는 모습에 코끝이 찡합니다.

저희 사역지에서 해외아동결연사업을 진행하는 굿피플 인터내셔널에서 파견한 봉사단원 두 명이 2월에 부임했습니다. 김희성(오른쪽), 최지은 두 자매는 순복음교회에 출석하는 청년들로 앞으로 일년간 마칸디 굿피플 스텝하우스에 거주하며 500여명의 어린이들과 그들의 후원자 사이에서 사랑의 가교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동안 열심으로 섬겼던 김다솔 단원은 지난 일년 간의 사역을 무사히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했습니다.

금년도 하반기에 말라위 중부지역을 커버할 치콘디 팔라 (사랑의 죽) 공장이 카숭구 교도소에 세워질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며칠 전 두 번째 현장 답사를 다녀 왔습니다. 이제 제 2 공장까지 세워지게 되니 하나님과 사람을 사랑하는 동역자를 보내주시기를 바라는 기도를 다시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금년도 우기철은 순조롭게 지나갑니다. 감사하게도 적당한 양의 비가 꾸준히 내려서 옥수수며 콩이며 풍성한 수확이 예상됩니다. 앞으로 일년간 먹일 영양식 원자재를 구입하여 비축해 놓아야 하는 저희로서는 더 이상 기쁜 일이 아닙니다. 다 여러분의 기도 덕분으로 알고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말라위에서 김용진 올림